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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13 ~ 2018. 10. 26
New York
Day 3.
둘째날에 무려 3만보 가까이 걸으며 에너지 조절을 못한 탓에 셋째 날이 걱정됐으나 생각보다는 무난했던 하루. 일어나자마자 보이는 창밖은 흐렸다. 맨해튼과 브루클린의 명소 일부를 걸어서 구경하고 간단하게 스냅도 찍어주는 워킹투어를 예약해놓은지라 비가 오지 않길 빌었는데 다행히 비가 많이 내리진 않고 흐리기만 했다. 흐린 날에는 인물사진이 잘 나오기 때문에 스냅은 괜찮겠구나 생각하며 모임장소로 향했다. 날씨가 좋지 않음에도 투어 참여 인원이 많았다. 어제 이미 돌아본 원월드 트레이드 센터나 스테이튼 아일랜드 페리가 포함된 루트였지만 가이드의 설명과 함께하니 더 흥미로웠다.
이 날의 차림새. 황소상이 있는 곳이라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그 유명한 월스트리트. 경계를 구분하는 벽이 세워졌던 곳이어서 월스트리트라고 한다.
국가적 이벤트가 있을 때 행진이 펼쳐진다는 브로드웨이. 그래서 Canyon of Heroes다.
이곳에서 연준이 사설은행이라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월스트리트로 내려오기 전에 9/11 메모리얼에 다시 들러서 테러 지역에서 유일한 생명체였다는 나무도 보고 생일인 희생자의 이름에 흰 장미를 꽂는 장면도 봤다. 밤이나 낮이나, 슬픔이 어떠한 실체를 가진 무언가로서 밀려오는 느낌은 여전했다. 희생자의 이름이 새겨져있는 무너진 건물터의 폭포 주변에는 구조작업을 하다가 운명을 달리한 경찰, 소방관 등이 당시 소속된 팀의 이름으로 새겨져있다. 팀이 아닌 본명은 근처에 있었던 소방서 벽에 새겨져 있었는데, 다른 희생자와의 차별을 부각시키지 않으면서도 구조작업을 하다가 희생되었다는 점에 예우를 표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브루클린 브릿지의 모습. 노란 택시와 메트로 버스도 보인다.
월스트리트를 둘러본 뒤에는 스테이튼 아일랜드 페리를 타고 맨해튼 전경과 자유의 여신상을 구경했다. 스테이튼 아일랜드 페리는 무료 탑승이 가능하고, 왕복 40분 정도 소요된다. 자유의 여신상도 작긴 하지만 볼 수 있어서 뉴욕여행 내내 자유의 여신상을 따로 보러 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페리를 탄 뒤에는 브루클린으로 이동했다.
브루클린 브릿지. 구름에 가려진 고층건물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포토스팟인 브루클린 덤보. 사람과 차를 피해 사진을 찍기 위한 전쟁이 벌어진다.
뉴욕에 가면 누구나 찍는다는 덤보에도 들렀다. 사진에 나온 브릿지는 사실 브루클린 브릿지가 아닌 맨해튼 브릿지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으로 갈 때 맨해튼 브릿지를 건너면서 브루클린 브릿지를 구경할 수 있었다. 사실 투어가 아니었더라면 굳이 덤보를 구경하러 올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그래도 뉴욕에 왔으니 인증샷 하나쯤은 남겨야지! 하고 찍었던 사진이 친구들로부터 뉴욕 그 자체라는 평을 들었으니 좋은 방문이었던 걸로.
줄서서 먹는 피자 맛집, Grimaldi's Pizza.
점심식사는 역시 사람이 많아 들를 생각을 하지 못했던 그리말디 피자에서 먹었다. 전날에 지나가면서 본 인파가 대단했기에 들어갈 수 있으려나 싶었는데 평일 점심이라 그런지 한산했다. 피자 맛은 아주 괜찮았다! 특히나 하얀 소스가 올라간 피자가 내 취향이었다. 유명한 맛집이라고 하면 무조건 직접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는데 이 집은 줄서서 먹는게 이해가 되는 맛이었다. 곁들인 미국 코카콜라까지 완벽했다.
브루클린 브릿지를 건너 맨해튼으로 돌아올 때 보이는 어제 그 건물.
독특한 형태의 건물이 많은 맨해튼. 공사도 많이 하는 맨해튼!
건물의 초록색 부분은 구리가 색이 변한 것이다. 저렇게 푸른색을 띤다면 지어진지 꽤 된 건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한다. 브루클린 브릿지를 넘어와 Civic Center에 다다르면 투어는 종료된다. 많이 걸었던 것은 둘째 날과 같았지만, 정처없이 헤매는게 아니라 목적과 루트가 정해진 길을 걷다보니 크게 지친 상태는 아니었다. 뉴욕의 중요 스팟을 찍고 나니 비로소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 실감났다. 드디어 수험생활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저녁에는 재즈 공연을 보기 위해 그리니치 빌리지로 이동했다. 원래는 빌리지 뱅가드에 가려고 했으나 예약을 하지 않아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근처의 Smalls Jazz Club의 공연시간을 확인하고 시작 전까지 치폴레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했다. 치폴레는 사람들의 호평과는 달리 내 취향은 아니었다. 주문을 제대로 못한 탓일지? 고기 양념이 너무 강하다고 느꼈다. 공연장에는 7시부터 입장할 수 있다고 해서 6시 37분에 공연장에 도착했는데 두 번째로 줄을 설 수 있었다. 덕분에 맨 앞자리에서 공연을 관람했다. 연주자들이 시계추처럼 조는 내 모습을 다 봤을 것이다.
치폴레 가는 길의 꽃집. 꽃을 파는 곳이 곳곳에 많다.
Smalls Jazz Club. 아주 협소하다.
입장료는 37불 정도로 저렴하지만 드링크 필수 주문이기 때문에 큰 메리트는 없다. 음료수는 별로였던 걸로 기억한다. 이 날 공연했던 팀은 Ari Hoenic Quartet이었는데, 리듬감이 탁월한 천재 드러머가 리더였다. 연주 자체는 너무 난해해서 집중하기 어려웠지만.. 동부의 재즈는 원래 서부보다 덜 대중적이라고 한다. 예측 불가능한 리듬과 사운드에 히브리 원서를 읽는 기분이 되어 공연 2부까진 보지 못하고 귀가했다. 이 날의 기억이 너무 강렬했는지 재즈를 좋아하는 편임에도 이후 일정에서 재즈바를 방문하는 스케줄은 전부 취소되고 말았다. 빌리지 뱅가드도 예매했는데 아울렛 재방문에 밀려버림.
그리니치 빌리지는 월스트리트, 브루클린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여기저기 소소하게 구경할 것이 많아보였는데 저녁시간이고 공연을 봐야했기 때문에 여유롭게 구경하진 못했다. 다음에 또 오면 되지, 생각했으나 뉴욕에서 2주는 결코 긴 시간이 아니었음을... 재방문할 기회는 없었다. 숙소에 돌아가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보고 귀가했다. 알찬 하루였다.
Ti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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